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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아 잘 있거라, 6번은 간다”

할아버지의 서열

유상규(군내면)

저녁 식탁에 고기가 올라왔다. 아이들이 제 엄마, 아빠가 숟가락을 들기도 전에 허겁지겁 집어 먹느라 정신이 없다. 이건 아닌듯해서 한마디 할까 하다가 또 참고 말았다. 밥 먹는데 괜히 체할까 봐…….

농담처럼 쓰는 말이지만 정말 “똥물에도 파도가 있는 법”인데, 요즘 아이들은 그런 게 참 부족하다. 내가 자라던 시절에는 아버지와 겸상을 하면서 맛난 반찬에 먼저 숟가락이 갈라치면 할머니의 불호령과 함께 어머니의 꿀밤이 여지없이 날라 왔다. 맛있는 음식은 어른이 먼저 맛을 보고 나이순이나 집안에서의 위치순으로 내려왔다. 이것을 상물림, 또는 밥상머리 교육이라 했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겸상도 못 하고 누나 등 여자들끼리 개다리소반이나 방바닥에 그릇을 놓고 먹기 예사였으며 바쁠 때는 부엌 귀퉁이에서 적당히 해결하였다.

 
ⓒ포천시

요즘은 밥상머리 교육이 실종된 것 같아서 안타까운데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시골의 홀시아버지가 외아들을 따라 도시로 갔다. 홀시아버지는 집안에서의 랭킹을 생각해 봤다. 그래도 그는 고집불통 옛날 구세대 노인네가 아니라 요즘 돌아가는 세태를 파악하고 있었기에 당신이 랭킹 1위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들이 1위, 손자가 2위, 며느리가 3위, 당신은 4위쯤 될 거라고 여겼다. 그러나 그는 곧 자기의 랭킹이 생각보다 더 낮다는 것을 알아챘다. 바뀐 랭킹은 손자 1번, 며느리 2번, 아들 3번, 금붕어 4번, 강아지 5번, 그리고 6번째가 되어서야 당신이라는 것을……. 충격을 느낀 시아버지는 아들에게 짤막한 편지 한 통을 남겨 놓고 낙향했다. 아들이 펴본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3번아 잘 있거라, 6번은 간다.”

이런 우스갯소리가 나온 세태 역시 우리 스스로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자답해 봐야 한다. 아이들을 버릇없이 키운 결과 내가 늙어서 결국 그런 대접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집안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최소한의 인륜적 도리와 대한민국의 효 사상의 기본 정도는 잃지 않도록 가르쳐야 할 것이다.

기사등록 : 2018-10-29 조회수 :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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