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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초과리 오리나무를 만나다

'나무, 나무 무슨 나무, 십리 절반 오리나무'

시민기자 서상경

포천시 관인면 초과리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오리나무가 있다고 했다. 아무 생각 없이 길을 나섰다가, 관인면 초입에 도착해서야 위치를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관인면 사무소를 찾았다. 당직을 서고 있던 담당자가 초과2리 마을 이장께 전화해 위치를 알려주었다.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초과리 664번지’

자동차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고 찾아갔다. 야트막한 고개를 넘어가니 넓은 들판이 나온다. 신기하게도 들판 한가운데 커다란 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가까이 다가가서 안내판을 살펴보니 오리나무다. 나무의 높이는 21m, 나무 둘레는 3.4m이며 수령은 230년이다.


▲오리나무ⓒ시민기자 서상경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들판 한가운데 우뚝 선 오리나무에 관한 이야기가 궁금해 초과2리 마을회관을 찾았다. 이장님은 없고 할머니 한 분이 계셨는데 올해 79세가 되신 김춘섭 할머니다.

“열여덟에 시집을 왔더니 저 나무가 있더라고. 내 아들은 광복이야. 나머지 아들과 딸 하나가 더 있는데 이곳에서 걔들을 키워냈지.”

할머니는 최근에 무릎 수술을 하셨는데 이 넓은 들판에서 평생 살아온 훈장이라고 했다. 우리네 많은 부모님이 그러하듯 할머니도 저 오리나무를 보며 일평생을 살아오셨던 거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들 광복이는 마을 이장님이었다.


▲병막 약수터길ⓒ시민기자 서상경

다음날 오리나무를 다시 찾았다. 날씨가 맑고 화창해서 더욱 선명하게 그 모습이 드러났다. 뿌리는 하나지만 큰 가지가 둘로 나뉘어 곧게 뻗었고 작은 가지들은 휘어져 신비로움을 더했다. 박광복 초과2리 마을 이장을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금은 서예 마을이라 부르지만, 옛 지명은 검은 금이 나온다고 해서 오금동입니다. 마을을 포근하게 감싸는 작은 산줄기는 석봉이고, 이곳에는 신비한 약수터가 있지요. 병막 약수터라는 곳인데, 마을 사람들이 요즘에도 이용하고 있죠. 그런데 약수터에서 직선으로 내려가는 지점에 오리나무가 있어서 이 물로 나무가 잘 자라는 것이라 보고 있어요. 오리나무가 원래 습기를 좋아해서 하천이나 계곡의 낮은 곳에 터를 잡거든요.”

어릴 때는 오리나무 밑에서 놀았다고 한다. 들판에서 농사일을 마친 주민들은 나무를 쉼터로 이용했고 농사일을 하던 소들도 곁에서 쉬었다가 다시 일을 시작하곤 했다. “저 나무를 누가 심었을까요?”하는 질문에는 모른다고 했다. 할머니의 할머니가 사실 적에도 저 나무가 있었지만, 언제 누가 심었는지는 기록도 아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학자들이 수령 230년이라고 진단을 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500년은 더 되었을 거라 짐작하는 이도 적지 않다. 오랜 세월 마을주민들의 쉼터이자 정자목으로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해왔던 나무였기에.


▲보호수 안내문ⓒ시민기자 서상경

오리나무는 쓰임새가 많아 오래전부터 사람들 곁에서 살아왔다. 전통혼례식 때 신랑이 가져오는 나무 기러기를 만들었다고 하며 염료식물로 사용해 다양한 색깔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또 이런 노래도 있다.

“나무나무 무슨 나무 / 따끔따끔 가시나무 / 열아홉에 스무나무 / 일년 사철 사시나무 / 십리 절반 오리나무…”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옛사람들은 오리목이라 하여 거리 표시를 하는 데 이용했다. 5리마다 자라고 있어서 길손의 이정표 역할을 했다. 누가 5리마다 나무를 심은 것이 아니라, 길을 따라가다 보면 5리도 못 가서 만나게 되는 나무라는 뜻이었다. 사람과 친근하게 살아온 나무였지만 정작 오랫동안 살아남은 나무는 흔하지 않다.


▲멀리서 본 초과리 오리나무ⓒ시민기자 서상경

초과리의 오리나무는 마을 사람들이 매우 아끼면서 사랑을 해왔기에 지금껏 보존되었다. 6.25 전쟁 때는 피난민들이 오리나무 아래서 폭격을 피하기도했다고. 그동안 마을주민들만 애지중지 해왔는데, 최근에 방송으로 소개되고 오리나무로는 처음으로 천연기념물 제555호로 지정되어 마을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최근에는 오리나무를 보려고 찾아오는 방문객도 많아졌다고 한다. 이곳에 살다가 고향을 떠난 어떤 분은 방송을 보고 오리나무가 보고 싶다며 연락을 해왔다고 하니, 오리나무는 고향 땅에 대한 그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초과리 오리나무
- 나무위치 주소 :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초과리 664
- 수령 : 200년(보호수 지정일 기준), 높이 21m, 나무 둘레 3.4m
- 천연기념물 지정일시 : 2019년 9월 5일
- 찾아가기 : 3001번 동송행 시외버스를 타고 초과리 서예 마을에서 하차, 초과2리 마을회관 지나 500m 거리에 오리나무 보임. (잘 모를 때는 초과2리 마을회관에서 물어보면 됨)

 



기사등록 : 2019-09-30 조회수 : 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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